물론, 이런 이야기를 하려면 가장 우선적으로 도대체 “좋은 글”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부터 뒤따라야 할 것 같기는 하다. 그 중에는 “좋은 글을 쓰는 비결이란 없다(블로그, 좋은 글을 쓰는 비결)”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한번 더 생각해 보면 참으로 우문현답(愚問賢答)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말이다. 남들이 무슨 생각을 하건 무슨 일을 하건 내 이야기, 내 생활을 이야기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참으로 좋은 일이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블로그라는 매체는 ‘타인과의 소통(블로그, 좋은 글보다도 중요한 것은 관계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 블로그, 좋은글의 필요성과 방법)’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기도 하다. 타인과의 감성적·지적인 교류가 자신의 간접적인 경험과 사고의 폭을 더욱 넓혀 줄 수 있다는 것도 분명 매력적인 일이다.
이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두되는 문제가 바로 “시의성(時宜性)”이다. 내가 타인과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그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문제(혹은 그들과 대립·논쟁할 수 있는 이야기)이어야 하고 그런 상황에서 폭넓은 논의의 장을 마련하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배경이 바로 ‘시의적절함’이기 때문이다. 다른 많은 사람들(포스트 유통기간, 유통기간··· 방부제와 자연스런 소멸 사이에서··.)도 여기에 대해 언급하고 동의를 표한 바 있다.
바로 아래 그림에서 바로 볼 수 있는 문제인데, 내가 블로그에 글을 쓰다 보면 “자주” 발생하는 고민거리이다. (공대 출신이라 그런지 긴 글로 설명하는 것보다 그림이나 수식으로 표현하는 게 훨씬 편안하다.) 어떤 시점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사건이나 관심사가 등장했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대중의 관심이 그 사건에 폭발적으로 집중된다. 적절한 시기에 그 사건과 관련된 글을 쓰려고 하면 해당 사건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점을 수도 없이 느낀다. 내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던 사건도 그러할진대, 그렇지 않은 사건을 대할 때면 사실상 좌절감에 빠진다. 그러니 시의적절하게 관심사에 대해 깊이 있는 글을 작성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감탄사만 연발하게 된다. 어쨌거나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고 사건에 대해 내 판단이 설 즈음에는 이미 사건이 해결될 단계이거나 대중의 관심도 역시 사그라진 상황이 되어버리기 일쑤다. 그렇다고 해서 사건이 터지자마자 아무런 알맹이 없는 단순한 ‘낚시용’ 글을 올리려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블로그의 역기능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점이 바로 이것인데,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매 순간의 이슈에 대해 사실상 아무런 내용 없는 사건 전달용 글만 생산해 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나 많은 블로거들이 불만을 이야기하는 ‘펌글’의 경우도 그러한 예에 해당하지 않나 싶다. 특히나 블로그가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도구가 되면서 그러한 경향이 더욱 강화되는 것 같다. 나도 블로그에 구글(Google)의 애드센스(AdSense)를 달아 용돈벌이를 하려고 하는 블로거 중 하나이지만, 순간적인 트래픽 집중만을 목적으로 하는 블로그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자원 낭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선택한 행위이기는 하겠지만, 검색 엔진을 통해 정보를 검색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똑같은 내용을 지치고 지칠 때까지 되풀이해 봐야 하는 상황이 더욱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 또다른 문제가 숨어 있다. 앞서 이야기한 시의성이라는 문제를 극복하려면 다른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포스트를 작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역시 내가 겪고 있는 고민거리인데,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다. 내가 어떤 주제에 관심이 생기는 경우, 일차적으로 정보를 생성할 수 있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이다. 먼저 내가 직접 겪거나 만들어낸 이야기를 적는 경우,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이미 생성한 정보를 가공해서 생성하는 경우이다. 나는 이러한 두 가지 글을 모두 작성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정보가 될만한 글은 대체로 다른 사람들의 정보를 이용해서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내가 쓴 글이 순수하게 새로운 정보일 가능성은 사실상 0이지만, 가능하면 다른 사람들이 이미 작성한 글과 중복되지 않도록 하고 싶다는 소망이 강하다. 그래서 글을 작성할 때 다른 사람들이 작성한 글이나 어떤 정보를 인용할 때에는 글의 제목이나 링크 등을 이용하여 최대한 출처를 밝히는 편이다. 하지만 작성하고 나면 이미 동일한 정보가 도처에 널려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실망의 늪에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금 이 글도 작성하는 도중에도 이 글과 동일한 주제를 가진 블로그 포스트가 도처에 널려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당연히 이에 대해서 다른 많은 사람들도 고민을 했을 테고 관련된 글을 남겼을 터.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고민에 빠진다. 과연 이 글이 얼마나 많은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글인지.
인문학적 소양이 짧은 터라 더 멋진 글을 쓰고 싶은데도 안된다. 과연 좋은 글이란 어떻게 탄생하게 되는 것인지, 내가 그 경지에 이를 수는 있을 것인지. 오늘도 고민만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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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 REPLY
제 블로그의 경우에는... 워낙 .. 이슈성 글은 잘 안적는 편이라서..-_-;;... 방문객의 50% 이상이 검색엔진을 통해서 들어오거든요...
그냥 단순 계산으로 글 하나가 하루에 2~3명을 검색엔진을 통해서 데리고 온다고 가정하면.. 글이 쌓이면 쌓일수록.. 더 많은 방문객이 들어오겠죠... (물론.. 다음 블로그 뉴스나 네이버 토픽처럼..하루에 몇 만명..하는 수준은 좀 힘들겠지만요..^^; )
2007/11/14 14:01
EDIT
저 역시 일회성 포스트가 아닌, 시간이 지나도
그 값어치가 살아 있는 포스트를 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글을 작성하는 빈도가 낮아졌음에도
방문객은 조금씩 늘어나는 경향이 있더군요.
하지만 이 글에서 밝힌 부분은 그럼에도 시의성이 중요한 사안이 있다는 거죠.
예를 들자면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 그에 대한 분석을 올릴 수는 있겠지만,
선거가 닥치기 전에 작성할 글은 따로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좋은 의견 감사드리고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 ^
2007/11/14 14:47
EDIT REPLY
2007/11/14 14:17
EDIT
제가 글에서 이야기하고자 했던 바 역시 그런 부분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의성과 관계없이 좋은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한데,
때로는 시의적절함이 참으로 중요한 글도 있다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하거든요.
좋은 의견 감사드리구요,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
2007/11/14 14:48
EDIT REPLY
2007/11/14 14:26
EDIT
마치 싸이에서 글 쓰듯이 했었는데,
글을 쓰면 쓸수록 그 가치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네요...
2007/11/14 14:49
EDIT REPLY
2007/11/14 15:33
EDIT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 ^
2007/11/14 17:08
EDIT REPLY
다이어그램이 제대론데요.
와. 그냥 갈뻔했는데 댓글 남겨요. ^^
은근 동감. ㅋ
2007/11/14 16:08
EDIT
2007/11/14 17:09
EDIT REPLY
제 경우에는 처음 블로깅을 시작할때는 글쓰기 자체가 즐겁고 잊혀졌던 것들이 돌출하면서 여러가지 의욕을 실어보내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조심스레 조정하는 중입니다. 그래도 블로그의 가장 큰 장점이 커뮤니케이션에 있기에 웹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의사소통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의성은 궁극적으로 개인이 판단할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단순한 내용전달 자체가 아주 중요할수도 있기에....
다만 글 혹은 의견이 모이는 곳에서 효율성의 문제를 해치지 않는다면..
저는 블로깅을 하면서 진솔함이 지니는 가치를 다시금 되새겨보게 되었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2007/11/14 16:12
EDIT
저도 블로깅을 하면서 어떤 글을 어떤 형식으로 실어야 하는지 매번 고민하게 되고
또 시간에 따라 그 기준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기도 하네요.
마지막 문장이 가장 가슴에 와 닿네요.
"진솔함이 지니는 가치"
좋은 말씀 감사 드립니다 ^ ^
2007/11/14 17:11
EDIT REPLY
2007/11/14 16:29
EDIT
글 하나를 쓰면서도 한참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글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더라구요. ^ ^
2007/11/14 17:13
EDIT REPLY
사실 이게 방문자 수랑 꼭 비례하지는 않거든요-
저 그림에서 처럼 정치적 이슈나, 신문 1면에 등장하는 토픽을 다뤄줘야 방문자 수가 급증하겠죠-
하지만, 블로그를 운영하는 소신이 있고- 글쓰기가 좋으니 그런데 별로 연연하지 않으려합니다 ^-^
2007/11/14 16:53
EDIT
블로그를 운영하는 소신이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에요.
저는 아직도 블로그를 운영하는 기준이 100% 명확하다고 이야기하기 힘들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그 기준이 조금씩 변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
부럽습니다.
그리고 찾아 주셔서 고마워요 ^ ^
2007/11/14 17:17
EDIT REPLY
공감가는 내용이 많네요.
늘어나지 않는 방문자수. 애드센스에 대한 욕심 등으로 저도 요즘 이슈를 따라 가볼까하는 생각을 많이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슈를 쫒아서 좋은 글을 쓰기란 힘든 것같습니다.(아직 도전도 안해지만...)
그냥 꾸준히 가려고 생각으로 잡식성 개인 잡담 블로그를 만들고 있습니다^^;
2007/11/15 09:28
EDIT
단기적으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 건 블로깅을 하는 목적의 주객이 전도된 경우라고 할 수 있겠죠.
본문에서 시의성을 이야기한 건
더 많은 사람들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 ^
물론 <엠의세계>님께서도 그런 의도로 말씀하신 거겠지만요. ^ ^
찾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
2007/11/15 13:49
EDIT REPLY
항상 한박자 늦거나 아님 영양가가 없거나.. 그 둘 중에 하나가 되기 십상이죠.ㅋㅋ
뭐.. 그래서 저는 인기인이 되는건 포기했습니다만...
좋은 글쓰기는 포기할 생각은 아닌데 능력이 안됩니다.
2007/11/18 13:20
EDIT
(뭐, 그런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ㅎㅎ)
좋은 글을 쓰다 보면 사람들이 조금씩 몰려 오지 않을까요? ^ ^
2007/11/18 14:00
EDIT REPLY
글솜씨도.. 그렇고.. 아직도 긴글쓰기가 겁나요.
그게 또 무조건 길어도 안되고 적당히 길어야 되는데..
너무 긴글은 질려서 안읽잖아요.
제 티스토리에도 긴글 올린 건 읽지도 않고 댓글 단 분도 만이 계세요..
2007/11/18 14:13
EDIT
그나저나, 저도 글 길이가 긴 편인데 그래서 그런지
종종 사람들이 제 글을 다 안 읽고 넘겨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될 때가 있더라구요. ^ ^
2007/11/18 1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