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지퍼를 바라보며

PUBLISHED 2007.11.23 12:35
POSTED IN 오늘
망가진 지퍼, 그리고 점퍼에 얽힌 추억

망가진 지퍼

2001년에 산 점퍼가 있다. 날이 쌀쌀해지면 나타나 나를 따뜻하게 지켜 주던 고마운 녀석이다. 그런데 몇 년을 입었더니 이제 이 녀석도 나이가 들었나 보다. 노쇠한 티가 역력하다. 처음 샀을 때에 비해 빛도 살짝 바랬고 소매 끝도 살짝 닳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지퍼가 망가졌다.

원래는 지금 바로 아래에 보이는 옆주머니 지퍼처럼 멀쩡해야 할 텐데, 그만 앞에 달린 지퍼의 풀탭(명칭 설명은 뒤에 있음)가 떨어져 나가버렸다. 어떻게 할까 하다가 클립으로 풀탭을 대신하기로 했다. 다른 사람 시선을 그다지 의식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불편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쓸까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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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퍼에 얽힌 추억

겨울만 되면 항상 이 점퍼를 입었다. 다른 옷도 있기는 했지만 이 옷만큼 즐겨 입은 건 없었다. 최근 갑자기 날이 쌀쌀해지면서 문득 떠오른 추억이 있는데, 예전 대학원생 시절의 일이었다. 그때는 마침 여자친구와 같은 학교에 있었기 때문에 연구실에서 들어가는 길에는 항상 여자친구와 함께였다. 둘 다 기숙사에서 생활을 했는데 여자친구 기숙사와 내 기숙사는 약 1km 정도 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여자친구를 기숙사까지 바래다 주면 여자친구가 내 점퍼의 후드와 입마개를 덮어 씌워 주면서 잘 가라는 인사를 해 주었다. 참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칼바람을 맞으며 내 손으로 점퍼와 입마개를 잠그는데 갑자기 그때 생각이 나는 거다. 그리고는 마냥 즐거운 옛 추억 속으로 빠져들었다.



[참고] 지퍼의 구조

아래 그림은 지퍼(zipper) 각 부분의 명칭을 설명한 그림으로, 출처는 지퍼로 유명한 일본의 YKK Fastening Products Group이다.

지퍼는 크게 테이프(tape)와 엘리먼트(elements), 그리고 슬라이더(slider)로 구성된다. 엘리먼트(elements)는 보통 지퍼의 이빨(teeth)이라고도 부르는, 좌우로 서로 맞물리게 만들어진 작은 조각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슬라이더(slider)는 엘리먼트(elements)를 서로 열거나 잠그는 역할을 담당하는 부분을 말한다. 테이프(tape)는 양쪽 엘리먼트(elements)에 붙은 천을 이야기한다. 엘리먼트(elements)의 맨 위쪽 끝은 탑 스탑(top stop), 맨 아래쪽 끝은 바텀 스탑(bottom stop)이라 부르고 바텀 스탑(bottom stop)에서 엘리먼트(elements)가 고정될 수 있도록 지지해 주는 조각을 지지 박스(리테이닝 박스, retaining box)라 하고 슬라이더(slider)가 붙어 있는 쪽의 맨 아래 엘리먼트(element)를 박스 핀(box pin), 맞은 편 엘리먼트(element)를 인서트 핀(insert pin)이라 부른다.

슬라이더(slider)는 몸체(바디, body)와 손잡이에 해당하는 풀탭(pull-tab), 풀탭(pull-tab)을 걸 수 있도록 된 크라운(crown; 탭 홀더(tab holder)라고도 함)으로 이루어져 있다. 즉, 내 점퍼에서 떨어져 나간 부분은 슬라이더(slider)의 풀탭(pull-tab)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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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YKK Fastening Products Group


아래는 지퍼가 어떻게 잠기는지를 보여 주는 그림으로 출처는 위키피디아(www.wikipedia.org)이다. 슬라이더(slider) 바디(body) 내부의 Y자 형태로 생긴 홈에 엘리먼트(elements)가 들어가면서 서로 맞물리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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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동적인 글보다 지퍼의 동작원리에 눈이가는......ㅡㅡ;
    이래서 이과는 안되..ㅜ.ㅜ
    저도 저런 추억의 물건이 생겼으면 좋겠네요.오래되도 추억이 깃들어서 버릴 수 없는 물건....
    2007.11.24 07:14 신고
  2. 저도 공대 출신이라 그런가, 글을 쓰면서도
    왠지 지퍼의 명칭이랑 동작에 관해서도
    써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 아닙니까~ ㅎㅎ

    그러고 보니 전 이사하면서 하나씩 둘씩
    사라지는 물건들이 참 아쉽더라구요...
    2007.11.24 23:59 신고
  3. 박과장 PERMALINK
    EDIT  REPLY
    2007년도 글이네요..지금도 이 옷을 입고 계신다면 손쉽게 교환이 가능한데...
    지퍼완제가공업체에서 영업을 보는 박과장입니다..
    직업병이 하나 있습니다.주위에서 그런 옷을 입고 다니시는분들보면 바로 바로 교체해드리지요.
    다니면서도 옷이나 가방,신발의 지퍼만 눈에 들엉옵니다.
    혹시나 궁금하시면 연락주세요...손쉬운 방법을 알려드릴께요..교환할수 있는...
    당연히 교환할 슬라이더는 있어야 겠지요...
    2009.02.24 18:16
  4. 친절히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 ^
    그런데 이제 옷이 상당히 낡기도 했고
    겨울도 다 지나가서 거의 입지 않는답니다.
    동네 나들이할 때 정도 빼고는요. ㅎㅎ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 ^
    2009.02.27 15:00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