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 국립묘지, 야스쿠니 신사.

PUBLISHED 2007.06.07 02:16
POSTED IN 사회
벌써 자정이 훌쩍 지나 6월 7일이 되었다. 오늘날의 보통 사람들에게 있어서 현충일이란 어떤 날일까? 학교를 하루 쉬는 날? 회사를 하루 쉬어도 되는 날? 6월 5일 저녁, 진창 술을 마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고마운 날? 바쁜 일상을 살고 있기에 이런 날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너무나도 사치스러운 일일까?

6월은 호국 보훈의 달.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하는 것을 들었을 것이다. 호국(護國). 나라를 보호하고 지킴. 보훈(報勳). 공훈에 보답함. 즉, 나라를 보호하고 지킨 사람들을 기리며 그들의 공훈에 보답하는 마음을 갖는 달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는 한국전쟁 발발 당시 공산군의 공격으로부터 "자유 대한"을 수호한 분들에 대해 그 뜻을 기리는 분들을 일컫는다. 다음은 네이버 백과사전에서 발췌한 "현충일" 항목이다.
현충일(顯忠日)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애국 선열과 국군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고, 충절을 추모하기 위하여 정한 기념일.

국가 | 한국
시작 연도 | 1956년 4월 19일
행사 시기 | 6월 6일
행사 장소 | 국립묘지 현충문
주요 행사 |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헌화 및 분향, 헌시 낭송


하지만 우리 역사는 불과 백 여 년 남짓한 시간 동안 질곡의 역사를 가졌다. 일제를 비롯한 외세의 침략에 시달려야 했고 기어이 일제의 지배를 받아야 했으며, 그 그늘에서 벗어나자마자 나라가 둘로 나뉘어 서로 전쟁을 했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호국 보훈이나 현충일은 단순히 한국전쟁에 관한 역사만이 아니라 일제의 탄압에 맞선 분들을 위한 의미를 함께 담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최근 어처구니없는 기사를 여럿 발견하게 되었다. 조금 심각하게 이야기하자면 국가적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나씩 간단하게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야스쿠니에서 내 이름을 빼오라"

이 기사는 1910년대 혹은 1920년대에 태어나 일제에 의해 태평양전쟁에 강제로 동원되었다가 살아 돌아온 분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멀쩡하게 살아 돌아온 분들을 야스쿠니 신사(靖國神社)에 합사시킨 것이다! 심지어는 생존이 확인되었는데도 "생존 합사"라며 버젓이 이름이 올라 있다.

조선 황족 이우, 야스쿠니에 있다

이어 일본을 증오했던 조선 황족 이우가 일왕을 위해 목숨을 바친 자들을 기리는 야스쿠니 신사(靖國神社)에 합사되어 있다는 기사이다.

국립묘지는 친일파 안방? 친일인사 9명 현충원 안장 추가 확인

역시 황당한 기사다. 좌익 경력이 있는 독립 열사는 국립묘지에 안장되는 것이 거부된 반면, 친일 인명 사전에 등재될 친일파들은 버젓이 국립묘지에 안장되어 있다는 기사이다.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일제와는 철천지 원수로 지내고 싶은 사람들은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되어 있는 반면, 친일을 한 자들은 버젓이 현충원에 안장되어 있다. (대전 충남 지역 시민 단체들은 10년 째 6월 6일이면 친일 인사들을 국립묘지에서 추방하자는 의미의 행사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전쟁의 상흔을 씻기 위해 급격한 성장 위주의 경제 정책으로 일관해 온 이면에는 이처럼 뒤틀린 역사가 함께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역사적 인식에 대한 재평가는, 더 이상 이러한 사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리기 전에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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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역사교과서 문제 처럼 외국에서 잘못한 것들은 엄청 큰 문제로 부각시키지만 정작 자국의 역사왜곡에 대해서는 그리 신경을 쓰지 않는 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2007.06.07 13:59
  2. 사실입니다.
    일제가 물러난 이후에도 친일파들은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었으니까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2007.06.07 1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