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과 한 잔

PUBLISHED 2007. 5. 6. 23:29
POSTED IN 오늘
상투적인 표현으로 글을 한번 시작해 볼까 한다. 5월은 가정의 달!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자주 찾아 가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어린이날도 토요일이고 하니 고향으로 출발했다. 봄나들이 가는 사람들이 많아 고속도로 정체가 조금 있었고, 그래서 평소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렸지만 그다지 신경쓰이지는 않았다. 아마 오랜만에 고향땅을 밟는다는 설레임 때문이었나 보다.

막내 동생을 만나 커피를 한 잔 했다. 그 동안 전화나 메신저로 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마음껏 나눌 수 있으니 좋았다. 마냥 어리게만 보이던 동생이 의젓하게 자기 생각을 펼칠 때에는 깜짝 깜짝 놀라기도 한다. 세상이 변하고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가족과 함께 하고 있으면 미처 깨닫지 못하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마냥 동생을, 그리고 자식을 어리게만 보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녁이 되었다. 둘째가 사정이 있어 집을 비우는 바람에 막내와 함께 근처 호프집에 갔다. 둘이서 함께 맥주잔을 기울였다. 둘째가 함께 자리를 했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아무래도 술자리이다 보니 커피를 함께 마실 때보다 더욱 솔직한 얘기가 오간다. 즐겁다. 왜 미처 깨닫지 못했을까. 세상에서 가장 좋은 친구는 나와 가장 오랜 기간 함께 했던 동생들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마냥 즐겁다.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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