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집태우기

PUBLISHED 2009. 2. 9. 12:27
POSTED IN 떠나기/대한민국
어제 저녁 7시 20분 경, 집 근처에 있는 공원을 거닐고 있었습니다. 이미 해는 기울어 날이 어두웠고 가로등만이 길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저 아래에서 불기둥이 일렁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달집태우기. 가운데 높이 솟은 기둥 옆으로 여러 개의 지지대가 자리잡고, 그 사이에 나무 토막이나 잔가지들을 잔뜩 모아 불을 놓고 있었습니다. 불길이 힘차게 솟구쳐 올랐기에 4, 5미터 이상 떨어져 있었는데도 그 열기로 얼굴과 온몸이 후끈후끈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음력 1월 15일, 정월 대보름이네요.
달집태우기

달집사르기라고도 한다. 음력 정월 대보름날 농악대와 함께 망우리를 돌리며 달맞이할 때 주위를 밝게 하기 위해서 청소년들이 대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짚·솔가지·땔감 등으로 덮고 달이 뜨는 동쪽에 문을 내서 만든 것을 달집이라 한다. 달집 속에는 짚으로 달을 만들어 걸고 달이 뜰 때 풍물을 치며 태운다. 이것은 쥐불놀이나 횃불싸움 등과 같이 불이 타오르는 발양력과 달이 점차 생장하는 생산력에 의탁한 민속놀이다. 달집을 태워서 이것이 고루 잘 타오르면 그해는 풍년, 불이 도중에 꺼지면 흉년이고, 달집이 타면서 넘어지는 쪽의 마을이 풍년, 이웃마을과 경쟁하여 잘 타면 풍년이 들 것으로 점친다. 또한 달집 속에 넣은 대나무가 불에 타면서 터지는 소리에 마을의 악귀들이 달아난다고도 한다. 달집을 태울 때 남보다 먼저 불을 지르거나 헝겊을 달면 아이를 잘 낳고, 논에서 달집을 태우면 농사가 잘된다고 한다.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http://100.naver.com/100.nhn?docid=43225)


이미 많은 사람들이 먼저 도착해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간혹 누군가가 나무 토막이나 잔가지를 달집에다 던져 넣으면 더욱 큰 불길이 일면서 불꽃이 하늘로 높이 높이 치솟았습니다. 하늘로 치솟아 올랐던 불꽃은 바람에 실려 흩어졌습니다. 정말 정말 예뻤답니다. 간혹 바람에 실려 이리 저리 뒤섞여 날릴 때면 멍하니 그 모습만 지켜 봤으니까요.



그러던 불길도 어느 새 약해져 서서히 추위가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가운데 기둥을 받치고 서 있던 나무 기둥 가운데 하나가 옆으로 기울었어요.



이젠 정말 많이 사그러진 불길입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미리 소방대원들이 와 있었지만 이제는 마지막 불길을 잡을 준비를 하고 있네요. 불이 꺼질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지만 약해진 불길에 이어 추위가 느껴져 발길을 돌리기로 했습니다.



달집태우기 장소를 벗어나자 옆에 보이는 안내문. “정월대보름 민속한마당 큰잔치”. 7시부터 시작했었군요. 조금만 더 일찍 발견했더라면 처음 시작할 때부터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