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식

PUBLISHED 2007. 4. 13. 12:30
POSTED IN 오늘
당혹

회사 생활을 하면서 처음 느꼈던 당혹감은 학교에서의 인간 관계와 회사에서의 인간 관계가 완전히 별개가 아닌가 하는 느낌이었다. 왠지 회사에서의 인간 관계는 자신의 선을 분명하게 그은 후 그 선 안쪽으로는 누군가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그런 무서운 느낌이었다. 사무적인 관계 이상의 무엇인가는 기대하기 힘든, 그런 느낌···. 그런 느낌이 싫었다.


술자리

그러고 보니 같은 팀에 있는데도 우리 팀 사람들끼리 술을 마셔 본 건 어제가 처음이다. 그러고 보니 그 전에는 일과 관련된 회의를 진행하고 간간이 회사 식당에서 이야기를 나누기는 했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더욱 희한한 건, 다른 팀 사람들과는 자주 술자리를 갖고 어울렸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젯밤 술자리는 기념할 만한 자리였다.

아직 서먹서먹한 기분이 완전히 가신 건 아니겠지만, 술 한 잔 기울이며 서로의 속내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지금까지 팀에서 사무적인 관계로만 대하던 그 이상의 관계가 형성된다는 의미니까. 회사라는 곳이 서로가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니까.


점심 식사

점심 식사 시간이었다. 우리 팀 사람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우리는 이전에는 하지 않던, 일상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왠지 한 발자국 다가선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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