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PUBLISHED 2007. 11. 8. 12:55
POSTED IN 오늘/생각
이노우에 다케히코(井上雄彦, Takehiko Inoue)의 만화 <슬램덩크>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최강의 상대인 산왕공업고교(山王工業高等学校)를 맞은 북산고교(湘北高等学校, Shohoku)의 강백호(사쿠라기 하나미치, 櫻木花道)가 감독인 안 선생님(安西光義)에게 묻는다. 넘어지면서 다친 등도 생각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국가대표였을 때였나요?” 그리고 이야기한다. “난 지금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친구의 지도교수님이 지금 전성기를 달리고 계신단다. 어느 정도 부도 얻었고 명예도 얻었으며, 정부에서 일을 하면서 그에 따른 업적도 쌓았고 또 최근 학교에서는 테뉴어를 보장받았다고 한다. 처음에는 밤늦게까지 일하고 주말에도 학교에서 연구에 몰두하는 모습에 걱정하던 식구들도 이제는 그 자리를 인정해 주고 함께 기뻐한다고 한다. 부와 명예, 게다가 식구들의 사랑까지 한몸에 받고 있으니 더이상 기쁠 수 없을 것이다.


내 인생에도 저런 날이 올까 싶다. 하루하루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으면서도 언제나 마음 한 구석은 허전하고 외롭다. 언제나 굶주린 늑대마냥 오늘도 먹잇감만을 찾고 있는 것 같다. 욕심이 많아서일까? 욕심을 비우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는데, 어쩌면 나는 평생 그러지 못할 것 같기도 하다.

내 인생의 전성기는 언제일까? 더 이상 아무런 욕심이 생기지 않을 그때일까? 아니면, 그때는 이미 모든 것이 너무 늦어서 인생에서 더는 아름다움을 찾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게 될까? 그렇지 않으면 바로 지금, 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의 전성기일까?

마음만 편하게 먹으면 세상 모든 일이 밝아진다는데, 내 욕심이 커서일까, 아직은 갈 길이 너무나도 멀어만 보인다.

'오늘 >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중 + 신중  (0) 2009.07.08
남는 건 사람  (0) 2009.03.05
푸념 - 예상치 못한 일  (0) 2008.09.06
2007년 결산 - 운동과 음주  (2) 2008.01.01
Creativeness  (0) 2006.02.08
무서운 이메일  (0) 2006.02.06
이해와 오해  (0) 2006.01.31
대화  (0) 2006.01.23
공대 대학원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  (0) 2006.01.17
맥도날드 영양표  (0) 2006.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