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열차 예약 시스템

PUBLISHED 2007. 3. 17. 12:05
POSTED IN 오늘
대전에서 분당으로 옮긴 이후 가장 불편한 것 가운데 하나가 대중교통이다. 물론, 시내버스나 지하철과 관련한 제반 사항은 대전에 비해 분당이 훨씬 잘 갖추어져 있다. 하지만 시외버스나 고속버스, 열차와 같은 장거리 이동에 있어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나처럼 출퇴근시 걸어 다니는 사람이라면 시내버스나 지하철에 대한 불만보다 시외버스나 고속버스, 열차에 대한 불만이 더할 수도 있는 것이다.

어쨌거나, 내일 친구 결혼식이 있어서 대구에 가야 할 일이 생겼다. 성남에서 대구로 가는 교통편은 고속버스 밖에 없기 때문에 차라리 서울에서 KTX를 타고 대구로 가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열차 예매를 위해 철도 예매 사이트인 http://www.qubi.com/에 접속했다. 그리고 서울에서 동대구로 가는 열차를 검색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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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동대구로 가는 2007년 3월 17일 183 열차를 보면 일반석 잔여석이 336개 남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오호, 생각보다 많이 남아 있네. 그렇다면 같은 열차를 타고 대전으로 가는 열차표 하나, 대전에서 동대구로 가는 열차표를 하나, 이렇게 한 구간을 두 개로 나누어 보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서 동대구로 가려면 대전을 거쳐야 하니까 서울에서 동대구로 갈 때 비는 좌석수가 A라, 서울에서 대전으로 갈 때 비는 좌석수가 A1, 대전에서 동대구로 갈 때 비는 좌석수가 A2라고 하면 당연히 A는 A1과 같거나 작아야 하고 A2와 비교해도 같거나 작아야 한다. 그러니 철도 예매 시스템에서도 그러한 규칙이 적용되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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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서울에서 대전으로 가는 2007년 3월 17일 183 열차는, 이럴 수가! 일반석 잔여석이 175개 뿐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나는 "당연히" 서울에서 대전으로 가는 표는 서울에서 동대구로 가는 표보다 잔여석이 많이 남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다면 대전에서 동대구로 가는 표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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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동대구로 가는 2007년 3월 17일 183 열차의 일반석 잔여석은 97개다!


이건 뭘 말하는 걸까? 철도 예매 시스템은 그냥 내가 "상식적"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 같다. 일단 서울-동대구 구간으로 가는 승객에게 좌석을 내 줄 때에는 서울-대전 구간의 빈 좌석과 대전-동대구 구간의 빈 좌석을 각각 확인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얘기다. 아마도 서울-동대구 구간에 미리 할당된 좌석이 있고, 서울-대전과 대전-동대구 구간에 대해서도 따로 할당된 표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좌석이 모자라는 때가 되면 두 구간을 탄력적으로 이용해서 표를 할당해 주는 모양이다.

183 열차에 대해 서울-동대구 구간 하나 대신 서울-대전 구간 하나, 대전-동대구 구간 하나로 분할해서 예매해 보았더니, 오호라, 동일한 좌석을 배정해 주었다. 지금까지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사실! 열차 예매 시스템은 내 기대보다 똑똑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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